2024.11.24 (일)

우 리 지 역 E S G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우 리 지 역 E S G

-한려새마을금고 ESG 운영위원장, 법무사 심정현

-한려새마을금고 ESG 운영위원장, 법무사 심정현



[크기변환]KakaoTalk_20231109_104056329.png

  밀려오는 ESG물결 속에 그대로 가라앉을 것인지(Sinking), 적당히 수영하여 버틸지(Swimming), 그 위에 올라타서 선도하는 기업이 될지(Surfing) 선택할 시간이다. 

- SK 사회적가치연구원장, 나석권-



우리지역 여수, 순천, 광양은 대기업 수만 해서 50여개에 이르는 국내 최대의 석유화학 산업단지와 굴지의 철강회사, 국내 제2의 무역항 등이 위치해있어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고 있으며, 농·수산업과 관광산업이 고루 발전하고, 이순신의 바다를 안고 있는 명실상부 산업·관광·문화 도시입니다. 


하지만 기후 위기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탄소배출량 또한 수위를 다투고 있어 세계적 흐름인 ESG의 필요성이 여느 지역보다 크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업종의 특성과 기타 여러 이유로 ESG 경영이 기대만큼 쉽지는 않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우리지역 기업과 공공기관, 시민사회 등이 ‘우리 모두의 삶의 절실한 문제’라는 인식을 가지고 혁신과 포용으로 이를 극복하여 우리지역 ESG 활동이 성과를 낸다면 우리지역 ESG가 우리나라 ESG를 선도하고, 나아가 글로벌 ESG를 선도하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글은 ESG 관련 서적이 국내에 많이 나와 있으므로 ESG 관련 국제기구, 민간기구, 협의체 등의 선언과 협약, 기업들의 ESG 경영사례 등은 가급적 생략하고, 우리 민족의 정서와 우리지역 환경에 맞는, 실천적인 ESG를 탐색하고자 한 여정입니다. 앞으로 이 섹션에서 10회에 걸쳐 연재하고자 합니다.  


1. 야만의 자본주의를 넘어(1-1)


ESG는 이제 거역할 수 없는 세계적 대세로 자리잡아 가고 있습니다. ESG는 과거, ‘하면 좋은 것’에서 이제는 ‘꼭 해야 하는 것’이 되었고, 나아가 ‘하지 않으면 기업의 미래가 없다’는 것으로 심하게 말하면 협박의 수준에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ESG란 용어는 2003년 유엔환경계획금융이니셔티브(UNEPFI)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협치(Governance)의 영어단어 머리글자를 조합한데서 처음으로 사용되었으며, 이어 2006년 4월 당시 UN사무총장 코피아난이 기관투자자들에 6가지 원칙으로 구성된 책임투자원칙(PRI)을 호소하면서 세계적 화두가 되었다고 합니다. PRI의 제1원칙은 「우리는 ESG 사안을 투자분석 및 의사결정 절차에 통합할 것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ESG의 세계적 확산은 세계 최대 투자자산운용사로서 약 7조 달러의 돈을 맡아 관리하는 ‘블랙록’의 래리핑크회장이 2020. 1. 투자자들과 기업 CEO들에게 보낸 연례서한에서 “앞으로는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투자결정의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 라고 하면서 “ESG성과를 관리하라” , “2021년에는 넷제로(온실가스 배출량과 제거량을 합쳐 배출량 0인 상태)를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공개하라.”라고 폭탄선언을 함으로써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또, 300곳 이상의 투자자 연합체로서 이들이 관리하는 돈이 전세계 투자자본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기후 행동 100+’ 는 다음 세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기업 CEO로 하여금 이를 이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① 기후리스크 해결을 위한 이사회 수준의 기구를 설립할 것

② 이로 인한 리스크를 공개할 것

③ 가치사슬 전반에 걸쳐 파리협약(지구온도를 산업화 시기 이전 기준의 1.5℃ 이하로 제한하는 것) 목표에 맞추어 온실가스 배출감축조치를 취하도록 설득할 것


  이 외에도 유수의 투자기관들이 유사한 목표를 세우고 기업들에게 이를 따를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CEO들이 이들의 요구를 듣지 않을 경우 투자를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엄청난 권력을 이미 행사하고 있는 중이라고 합니다. EU의회는 2021. 3. ‘기업 지속가능한 실사지침안’이 포함된 결의안을 채택하였고, 2022. 2. 23 글로벌 공급망에서의 ESG 관리를 의무화하는 법제를 마련하였습니다. 독일은 2023. 1. 1부터 인권 및 환경에 관한 ‘공급망실사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국제기구와 정부, 투자자산운용사들의 이러한 권고와 방침에 맞추어 글로벌 신용평가기관 무디스, S&P, 피치 등은 환경오염, 탄소배출량, 안전보건,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등의 항목으로 분류한 ESG 평가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하고 있습니다. 하버드대학교 특별교수이자 세계적 석학인 리베카 헨더슨은 10여년에 걸쳐 쓴, ESG에 관한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였다고 평가되는 역저 ‘자본주의 대전환’에서 “한계점에 이른 주주자본주의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로 대전환을 이루어야 한다고 하면서, 그 전환을 통하여 기업이 사회적 가치를 추구함이 바로 주주이익을 확대하는 것이다”라고 하였고, 런던비즈니스스쿨 재무학 교수인 알렉스 에드먼스는 ‘파이코노믹스’에서 한정된 파이를 분배하는 것보다 주주가치와 사회적 가치의 동시창출을 통하여 파이를 더 키우는 것이 결국 주주에게 분배되는 몫이 더 커진다고 설파하면서, 다양한 사례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월마트, 스타벅스, 나이키, 코카콜라, 네슬레, GE, 도요타 등등을 위시한 수많은 대기업들과 더욱 많은 크고 작은 기업들이 각각의 ESG경영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들이 ESG 경영을 하는 것은 투자기금운용사들이나 국제기구들의 압박에 따르는 것이기도 하고, 지구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 위기를 해소하고자 자발적으로 동참하는 것이기도 하고, 헨더슨이나 에드먼스 등의 통찰에 설득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매경의 ‘이것이 ESG다’에서 ESG Brand no.1 으로 소개한 기업 사례를 옮겨봅니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팬덤을 갖고 있다. 팬덤은 기업철학에 공감하는 소비자다. 파타고니아 슬로건은 “우리는 우리의 터전, 지구를 되살리기 위해 사업을 한다”이다. 파타고니아는 페트병 등을 재활용해 소재를 확보하거나 버려진 의류를 활용해 제품을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또 매출 중 1%를 환경보호에 기부하며 이 회사가 후원하는 환경단체는 2018년 기준 1082개에 이른다. 1993년에는 플라스틱 병을 폴리에스터로 재활용해 플리스원단을 만들었다. 심지어 자사 제품을 홍보하면서 ‘제발 이 옷을 사지마라(Don't buy this jacket)!' 라는 문구를 붙이기도 했다. 1996년부터 전체 면제품을 유기농 목화에서 얻은 순면으로 제작하고 있다. 파타고니아 플리스 조끼는 미국 월스트리트 교복이라 불리고, 실리콘밸리 기업인들도 즐겨 입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에서도 몇몇 제품이 품절사태를 빚었다. 파타고니아 관계자는 “파타고니아의 친환경 경영철학에 공감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ESG의 거센 격랑에 휩싸여 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일본·노르웨이에 이어 세계 3대 연기금으로서 운용자산규모가 1000조원에 이르고 있고, 국내주식투자금액이 코스피 총액의 약 9%에 이른다고 하는 국민연금공단은 ‘기금투자를 통한 ESG 확산’을 목표로 세우고 , 투자의사결정 과정에 재무적요소와 함께 ESG를 고려하며, 투자대상기업의 주주로서 주총에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함으로써 기업의 선한 의사결정을 유도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기업들의 ESG도입과 적용을 장려하기 위해 E, S, G 각 영역의 범주와 세부항목을 정하고 여기에 ESG 정보공시(P) 항목을 추가하여 표준화 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였으며, 2023. 1. 독일에서 ‘공급망실사법’이 처음 시행됨에 따라 공급망 대응 K-ESG 가이드라인을 구성하여 발표하였습니다. 


  국민연금공단의 투자방침이나 정부의 가이드라인에 따랐거나 또는 이와 무관하게 국내 굴지의 대기업 삼성전자, SK하이닉스, GS칼텍스, LG화학, 포스코, KT, 신한금융지주, 미래에셋, 농협, 카카오, 네이버 등등과 공공기관인 경상북도개발공사, 부산시설공단,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대전세종연구원, 한국해양진흥공사, 부산항만공사, 인천항만공사, 여수광양항만공사 등도 잰 걸음으로 ESG  경영에 나서고 있고, 이제는 그 협력업체들인 중소기업뿐만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일상생활 속에까지 ESG 정신이 스며들어가고 있으며 그 추세가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도 광주광역시가 2021. 7. 23 ESG경영지원조례를 제정한 것을 필두로 최근까지 33개의 지방자치단체가 관련 조례를 제정하였고, 여수시도 2023. 9. 19부터 제정·시행하고 있습니다. (위에 열거한 기업들 중에서 우리지역 기업인 GS칼텍스, LG화학, 포스코 등과 여수광양항만공사, 여수시 그 외 지역 대기업·중소기업·공공기관 등의 ESG 활동 등에 대하여는 제5편에서 소개하겠습니다)


  우리나라가 출발은 더디었다 하더라도 추격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이 있음을 우리 모두와 세계인이 잘 알고 있고, 그런 능력과 민족성으로 인하여 ESG에 있어서도 머잖아 세계의 중심국가로 발돋음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1-2편에 계속됩니다)

 

20231109_02.png

 

이도아 기자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