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일)
-문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조망하는 이정훈 문학 평론집 출판 기념
▲이정훈 문학 평론집 출판 기념회
문학과 문명의 교차점에 서서 깊이 있는 통찰로 우리 문학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미래를 조망한 『문명 너머의 문학』 이정훈 문학평론집이 발간되어 평론의 불모지인 여수에서 첫 문학평론가로 이름을 올렸다.
『문명 너머의 문학』 평론집은 꾸준하게 한국문학 작품의 평론을 써왔던 이정훈 작가의 비평문 모음집이다. 작가는 문학을 바라보는 기존의 잣대가 서양 문학의 바탕에서 비롯되었으며 우리 실정에 적합한 비평 규준이 부족하여 새로운 문학 질서가 자리 잡지 못하였다고 언급하고 있다. 또한, 문학의 주체로 자리매김하지 못한 조선 시대 여항문학에 대한 아쉬움을 표하며 인공지능 시대인 현재에 문학의 소임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이정훈 문학 평론집, 『문명 너머의 문학』
이 책은 크게 4부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는 역사와 관련한 문학의 정체성을 묻고, 문명을 관통하는 문학이 추구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살펴본다.
제1부 ‘문명과 문학’에서는 지역 문학과 해양문학에 대한 전망과 과제를 풀어냈다. 현대문학에 투영된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문학 작품 속의 제주 4·3항쟁이나 여순항쟁에 관한 역사적 진실과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시론(詩論)이 중심이 된 제2부 ‘인간의 삶에 녹아 든 서정’에서는 노동 현실과 농군의 서사, 바다의 삶을 다룬 지역 작가들의 시를 분석하여 그들의 삶이 어떻게 시로 구현되고 지역 정서를 대변하고 있는지 보여준다.
제3부는‘삶의 애환과 극복’은 소설론(小說論) 위주로 우리 삶의 문학적 재현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 작가는 지역의 역사와 삶에 뿌리 박고 살아가는 여러 소설가가 어떤 방식으로 역사적 진실을 밝히려 노력하는지에 대한 창작 역량을 짚어주고 있다.
제4부 ‘문학의 길’은 비교문학적 주제를 다룬다. 세계문학의 관점에서 우리 문학을 풀어내고 있다. 평론가에 관한 비평론이 있고, 민중 항쟁에 관한 국내 작가와 칠레 작가의 역사 인식을 비교 검토한 글도 있다. 마지막으로 학창 시절에 누구나 읽어봤을 법한 알퐁스 도데의 「별」과 「마지막 수업」을 사용하여 불문학에서 볼 수 있는 지역적 특색을 풀어낸 것과 불어권 독자를 위한 불어 요약본을 평론집의 말미에 삽입한 것도 인상적이다.
이정훈 작가는 2018년 계간 『문예연구』 신인상으로 등단하였으며 (사)한국작가회의 여수지부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여수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중인 교직에 몸 담고 있는 현직 교사이기도 하다.
지난 13일에는 문학인들과 가족 지인들의 축하 속에 조촐하게 출판기념회가 열렸는데 김숙경 사무국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여수작가회의 회원들이 직접 참여한 하모니카 연주(서수경 시인)로 축하의 장이 열리고 판소리 한 대목(성미영 시인)으로 한껏 흥이 올랐다. 또한 시낭송(주명숙 시인)이 잔잔하게 흘러나오자 집중하여 시의 감흥에 깊이 빠져드는 모습이었다. 또한, 이 자리에는 이정훈 작가와 동문인 정기명 여수시장과 각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사들이 참석하여 축하와 격려로 자리를 더 빛나게 해 주었다.
여수작가회의(회장 우동식)은 인사말을 통해 평론 불모지 여수에서 처음 출간된 이정훈 작가의 문학평론집에 대해 큰 의의를 두면서 "AI 및 GPT시대 문학인들의 영역은 어디까지인지 깊이 성찰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 책을 통해 과연 문학의 역할은 무엇일까를 고민하게 하고 문학이 추구하는 것은 무엇이며 글 쓰는 이가 힘써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문학 작품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글을 비평하는 눈이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명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