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일)

법률칼럼 - 정당방위가 가능한 경우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피니언

법률칼럼 - 정당방위가 가능한 경우

정당방위가 가능한 경우

 

법률.jpg

한정윤변호사

1.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위한 요건
 「형법」 제21조는 정당방위에 관하여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法益)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정당방위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①현재의 부당한 침해가 있을 것, ②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을 방위하기 위한 행위일 것, ③상당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세 가지 요건이 구비되어야 한다.

2. 구체적 사례
가. 甲은 乙과 언쟁을 하다가 乙이 먼저 폭행을 하자 격분하여 乙과 상호 폭행을 하게 되었고, 그로 인하여 각각 3주의 진단이 나오는 상해를 입었다. 이 경우 乙이 먼저 폭행을 하였으므로 그에 대하여 응수한 甲의 행위가 정당방위가 될 수는 없는지?

판례는, 「싸움과 같은 일련의 상호투쟁 중에 이루어진 구타행위는 서로 상대방의 폭력행위를 유발한 것이므로 정당방위가 성립되지 않는다.」, 「가해자의 행위가 피해자의 부당한 공격을 방위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서로 공격할 의사로 싸우다가 먼저 공격을 받고 이에 대항하여 가해하게 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한 경우, 그 가해행위는 방어행위인 동시에 공격행위의 성격을 가지므로 정당방위 또는 과잉방위행위라고 볼 수 없다.」,  「피해자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자기의 권리를 방위하기 위한 부득이한 행위가 아니고, 그 침해행위에서 벗어난 후 분을 풀려는 목적에서 나온 공격행위는 정당방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라고 하여, 싸움 중에 행해진 가해행위는 원칙적으로 정당방위로 인정하지 않았다.

나. 甲은 乙의 얼굴을 수 회 때리고 가슴을 걷어찬 후 乙이 피신하자 따라가 의자로 또 수회 때렸으며, 이 과정에서 乙은 甲의 손과 멱살 등을 잡고 밀친 경우처럼 외관상으로는 쌍방폭행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일방폭행에 가까운 경우는 어떻게?

외관상 서로 격투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라고 할지라도 실지로는 한쪽 당사자가 일방적으로 불법한 공격을 가하고 상대방은 이러한 불법한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고 이를 벗어나기 위한 저항수단으로 유형력을 행사한 경우라면, 그 행위가 적극적인 반격이 아니라 소극적인 방어의 한도를 벗어나지 않는 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사회통념상 허용될 만한 상당성이 있는 행위로서 정당방위로 인정받을 수 있다.

다. 신체 침해의 경우가 아닌 신분에 대한 법익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도 가능한가?
타인이 보는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인륜상 용납할 수 없는 폭언과 함께 폭행을 가하려는 아들을 1회 구타한 사례에서, 판례는 「정당방위는 신체에 대한 법익뿐 아니라 아버지로서의 신분에 대한 법익에 대한 현재의 부당한 침해를 방위하기 위한 행위도 포함한다.」고 하여 아들을 1회 구타한 아버지에 대해 정당방위를 인정하였다. 즉, 신체 침해의 경우가 아닌 신분에 대한 법익침해에 대한 정당방위도 인정된다.

3. 이러한 정당방위는 범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어떤 행위의 위법성을 예외적으로 소멸시키는 사유라는 점에 비추어 그 요건을 엄격히 해석·적용하고 있으므로 참고하시기 바란다.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