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29 (금)

칼럼 -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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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바란다!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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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청와대 국가안보실 평화기획행정관 강화수


조국 법무부장관에 대해 11시간에 이르는 검찰의 압수수색이 있었다. 초유의 사건이다. 이어서 인터넷에서는 실시간 검색어 전쟁이다. <우리가 조국이다>에 대응해 <조국 사퇴하세요> 라는 검색어도 올라오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창의적인 정치참여방식이다.

2009년 3월 즈음인 것 같다. 봉하마을에 퇴임한 전 노무현 대통령님을 뵈러 내려간 적 있었다. 당시 검찰수사는 이미 시작했었고, 언론은 노대통령님의 일거수 일투족까지 보도했다. 서거 후 정리된 유고집에 의하면 전 노대통령님은 안방을 걸으면서 ‘하나, 둘, …, 일곱’,  뒤돌아 다시 ‘하나, 둘, …, 일곱’을 발걸음을 세며 시간을 보내는 시기였다. 당시에는 회의 주제인 민주주의 2.0 홈페이지 개편과 위키방식의 지식정보시스템 등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지만, 간간히 들리는 무거운 침묵은 피할 수 없었다. 더욱 조심스러웠다.

전 노대통령님께서는 회의도중 불쑥 이런 취지의 말씀을 하셨다. “지금까지 나는 시대를 헤치며 살아왔다고 자부했다. 뿌듯함도 느꼈다. 그러나 지금 뒤돌아보니 시대를 헤쳐 온 것이 아니라, 강물을 헤쳐 온 것이었다. 지나온 곳을 돌아보면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었다” 이후 참석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역사가 평가할 것이라고 거들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자. 지금까지 수많은 정치인들이 세상을 바꾸겠다고 나섰지만, 별반 바뀐 것은 없는 세상이다. 돈있고, 빽있고, 줄있는 사람들은 성공하고, 없는 사람들은 사람대접 받지 못하고 살고 있다.  왜일까? 결국 문제는 권력이었다.  흔히 ‘권력’하면 움켜쥔다고 표현한다.  하지만, 권력(權力)의 권(權)자는 ‘저울추 권’자 혹은 ‘대소를 분별할 권’이다. 즉 균형을 맞추기 위한 보조도구 일 뿐이다. 그래서 권력은 힘을 분산시키고 나누는 것이지, 움켜쥐거나 장악하는 것이 아니다. 권력을 진짜 권력(權力)으로 나누는 일.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개혁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제도적 개선책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 변화에 거부하는 기득권층의 저항을 극복할 전략을 세우고 그에 앞서 무엇보다 개혁의 동력을 확보해야한다. 바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다. 개혁의 동력이 없으면 아무리 옳은 개혁도 실패한다. 되풀이된 역사가 알려주는 교훈이자, 전 노무현 대통령이 헤쳐왔던 강물이 보여주는 것이다.

국민들이 바뀌어야, 시대의식이 바뀐다. 시대의식이 바뀌어야 정치가 바뀌고, 세상이 바뀐다. 매일 술안주삼아 정치를 탓해봐야 소용없다. 결국 개혁의 주체는 국민이다. 철옹성같은 검찰과 언론권력도 국민이 바뀌고 지지해주어야 개혁에 성공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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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신임 법무부장관에게 바라는 바도 많을 것이다. 개혁의 서슬퍼런 칼날을 쏙 빼들고 속 시원하게 검찰개혁을 당부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녹녹치 않다. 개혁을 주장하는 국민들의 응원과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성공하기 어렵다.
무수히 쏟아지는 가짜뉴스와 피의사실 공표 속에서 조국 법무부장관에게 개혁을 위해 당부할 것이 있다.
견제받지 않고, 특권화된 언론과 검찰의 공격에도 버텨주는 것! 그것만으로도 개혁이고, 이기는 길이다. 그래서 말하고 싶다.
“힘들더라도 굳굳하게 버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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