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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는 자연이다 - 토양에도 생물이 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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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농사는 자연이다 - 토양에도 생물이 살고 있을까?

하병연.jpg

>하병연 이학박사/시인. 국립상경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학술연구교수

 

 

토양에는 지상에 살고 있는 생명체보다 훨씬 많은 생명체들이 살고 있다.  우리 조상들은 흙에 뜨거운 물을 함부러 쏟아버리는 것을 금지하였는데, 그 속에 수억 마리 생명체의 목숨을 앗아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토양 속에 생명체가 없으면 지상부 생명체는 존재할 수 없다. 그만큼 토양 내 생물은 엄청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지상부 생명체가 생명을 다하여 토양 속으로 들어가면 토양 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토양의 한 구성 성분으로 환원되어 다시 지상부 생물에게 양분을 제공한다.
 이런 순환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지구상의 생명체는 쉽게 멸종될 것이다. 지상부 동식물 사체들이 토양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지 않고 지상에 그대로 남아 있으면 넘쳐나는 쓰레기 더미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 상상만 해도 아찔하다. 

지하부 생명체는 두더지, 지렁이, 노래기 등과 같은 대형동물 군과 톡토기, 진드기 등과 같은 중형동물군, 선충과 단세포 생물인 원생동물 등과 같은 미소 동물 군이 있다. 또한 미생물 군으로 바이러스, 사상균, 세균, 방선균, 조류 등과 같은 미생물이 있다. 건강한 토양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쉬고 수백만 가지의 생물 종과 수십억 마리의 유기체가 모여 살아 지구상에 존재하는 최고의 생명 덩어리라고 할 수 있다. 토양 미생물은 전체 토양 질량의 0.5%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역할은 모두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하다.

특히 작물 뿌리 주변의 근권은 작물 뿌리가 성장하는 동안 다양한 물질을 흡수하고 배출하여 토양 내에 독특한 환경을 형성하고 토양 미생물의 활성과 번식에 매우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근권에서 서식하는 미생물을 근권미생물(rhizosphere microorganism)이라 하며 이들 미생물 중 작물 성장에 이로운 작용을 하는 미생물을 식물성장 촉진 근권 미생물(Plant Growth Promoting Rhizobacteria, PGPR)이라 한다.
근권 미생물(PGPR)은 작물 뿌리에 흡착하거나, 군락을 형성하여 뿌리에서 제공하는 여러 물질들을 이용하면서 성장한다. 근권미생물(PGPR)은 항생물질을 생산하여 병원균으로부터 작물을 보호하거나, 대기 중 질소를 고정하여 작물에게 질소원을 공급하고, 작물 성장을 조절하는 다양한 효소를 생산하여 여러 대사를 통해 토양내의 인(P), 철(Fe)과 같은 미네랄을 가용화시켜 작물이 흡수하기 쉽게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또한 작물의 생육 촉진에 영향을 미치는 식물호르몬인 indole-3-acetic acid(IAA), indole-3-butyric acid(IBA), gibberellin 등을 직접 생산할 수 있으며 그 기능은 식물세포 활성화를 통해 작물 생육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한다.

토양 속에는 지상의 생태계와 같이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토양 생물들이 토양 생태계를 이루며 살고 있고, 만약 토양 생태계가 교란되거나 파괴되면 그 영향은 지상 생태계에 전달되어 지상의 생태계도 파괴된다. 따라서 우리가 토양의 중요성은 이런 연유에서 출발해야 한다. 특히 농작물을 경작하는 농민들은 지상부 농작물의 품질, 안정성, 수확량은 모두 지하부 토양 생태계의 건전성과 연계되어 있기 때문에 농사의 기본은 토양 관리임을 명심해야 한다.

또한 건전한 토양 1g에는 미생물 1억 마리 이상이 살고 있어 토양 안에도 지상처럼 엄연한 생명 세상이 있음을 인식하고, 그 세상을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함부로 파괴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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