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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 단 8일 만에 끝난 감사, 공원 호수 수질 개선 사업 ‘문제없음’

기사입력 2025.04.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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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복 공사, 예산 낭비 의혹… 여수시 감사는 ‘셀프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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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월, 여수시가 진행한 거북선공원 호수 수질개선 사업을 둘러싸고 ‘중복 공사’와 ‘예산 낭비’ 의혹이 제기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이에 여수시는 관련 민원을 접수한 지 단 8일 만에 ‘문제 없다’는 감사 결과를 내놨다.


    8일. 공휴일을 빼면 실질적으로 한 주도 채 안 되는 감사 기간이다. 그 사이 여수시는 2024년과 2025년에 각각 계획된 두 차례의 공사가 “목적이 달라 병합이 불가능 했으며, 예산 낭비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른바 ‘셀프 감싸기 감사’라는 의혹으로 그야말로 번개처럼 끝나버린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이번 감사에서 밝혀지지 않은 핵심 쟁점들은 산더미처럼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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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같은 호수를 대상으로 하는 두 공사(수질개선과 퇴적토 준설 및 폐구조물 철거)가 굳이 별도로 진행되어야 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 과정이 빠져 있다. 


    시는 “목적이 달랐다”는 말만 반복할 뿐, 병합 가능성 검토 여부, 내부 회의 내용, 효율성 분석 등 ‘진짜 감사라면 당연히 파고들었어야 할 검토 자료’는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예산 낭비 의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감사 결과는 “담당 부서 의견과 관련 자료를 종합한 결과, 부당한 사항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짤막한 판단으로 갈음됐다. 


    하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예산 집행 내역, 비용 비교, 사업 간 중복 여부 검토 결과가 없는 결론만 있는 감사였다.


    수질개선 시범사업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남는다. 시는 전문가 자문과 시범사업을 거쳤다고 답했지만, 수질 개선이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어떤 수치를 근거로 판단했는지에 대한 실측 결과는 어디에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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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민 불편에 대한 사전 안내나 조율 절차는 없었는지 묻는 질문에도 “불편이 있었다”는 원론적인 답변 외엔 사실상 침묵으로 일관했다.


    결국 여수시의 감사는 "해당 부서에 물어봤더니 문제 없다고 하더라"는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셀프 질의, 셀프 답변, 셀프 면죄부. 단 8일 만에 이뤄진 감사에서 공정성과 깊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쯤 되면 묻지 않을 수 없다. 여수시는 ‘감사’를 한 것인가, 아니면 ‘검토한 척’한 것인가. 시민의 혈세로 진행되는 공공사업에 대한 정당한 의문 제기가, 몇 장의 형식적인 답변으로 덮일 수 있다면 감사라는 제도 자체의 신뢰가 흔들린다.


    여수시가 진정으로 해야 할 일은 빠른 감사가 아니라,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깊이 있는 감사다.공사를 두 번 하는 것도, 예산을 두 번 쓰는 것도 시민이 이해할 수 있는 명분이 있어야 한다.하지만 그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감사. 여수시의 감사에 대해 ‘가재는 게 편인가’ 라는 의혹이 들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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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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