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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은 소통이 아닌, 폭력입니다”
▲사진출처=뉴스핌 DB
여수시 중앙동 여행객이 많은 늦은 밤, 정적을 가르며 울려 퍼지는 오토바이의 굉음. 일부 운전자들이 의도적으로 배기음을 증폭시킨 채 주행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기 드문 풍경이 아니다. ‘취미’ 또는 ‘자유’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그 소리는, 실상은 명백한 소음 공해이자 이웃을 향한 무책임한 폭력이다.
불법 튜닝과 과도한 소음 주행은 개인의 개성 표현을 넘어서 공공질서와 시민의 권리를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를 즐기는 이들은 “이건 내 자유”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 자유가 타인의 삶과 평온한 일상을 침해하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자유가 아니라 이기심이 된다.
가족의 단잠을 깨우고, 새벽까지 이어지는 소리에 불안해하는 주민들. 고통을 겪는 이들의 현실을 외면한 채, 소음은 ‘멋’이라는 이름으로 미화된다. 이런 흐름은 유튜브 등 SNS 플랫폼을 통해 더욱 확산되고 있다.
자극적인 배기음 영상은 조회수와 ‘좋아요’를 모으며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하위문화(Subculture)처럼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항상, 피곤한 얼굴로 하루를 시작하는 평범한 이웃이 있다.
지자체와 경찰은 불법 튜닝과 소음 주행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사후적 대응’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인식의 전환, 그리고 공감 기반의 접근이 필요하다.
배려 없는 자유는 공동체를 해친다. 그리고 결국 그 공동체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강압적인 규제가 아니라, 문화에 대한 성찰이다.
불법 튜닝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처벌만이 아니다. 합법적이고 안전한 튜닝 공간 마련, 자기표현이 가능한 열린 무대, 이웃과 함께하는 공감 프로그램 등 건설적인 대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젊은 세대의 열정과 창의성이 공공의 가치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시급하다. 자유는 책임을 동반할 때 진정한 자유가 된다. 타인의 삶을 존중하며 나의 취미를 즐기는 태도, 그것이 진정한 성숙한 시민의 자세다.
튜닝, 그 자유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소리가 아닌 소통, 충돌이 아닌 공존을 위한 길을 지금부터 함께 모색해야 한다.
/최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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