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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으로 선정...한국 작가로는 최초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2016년 <채식주의>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되었는데 메디치상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로 한국 작가로는 최초의 수상이어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인데 여러 화자의 목소리가 겹겹이 울려 퍼진다.
5월 광주를 집필한 뒤 삶의 벽에 막힌 소설가(경하)가 있고 4.3의 그늘에서 태어나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친구 인선이 있고, 4.3을 직접 겪고 그 이후를 감당하고 살아나온 인선의 어머니가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눈’을 매개체로 사랑과 애증, 생명과 죽음, 단절과 순환을 표현하고 글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서사가 있는데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기고 있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즉, 작별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전개되고 있다.
목차로는 1부-부새/2부-밤/3부-불꽃.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이 덧붙여져 있다
작가는 제목을 <작별하지 않는다>라고 결정한 이유를 그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사랑 혹은 애도에서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설명한다
또한, 몇 년 전 누군가 작가에게 다음에는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답했었고 지금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말한다.
현대사에서 정치적으로 이미 판단이 내려진 한국 사회에서 사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한강 작가는 다양한 화자와 시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주명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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