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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말용 작가 초대전 개최, 여수 도성마을에서 묻는 ‘존엄’

기사입력 2024.09.06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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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그갤러리 3주년 기념 첫 전시 이달 7일부터 28일까지

    -주민과 직접 소통해 작업한 ‘실체 없는 각성’ 18점 선보여

     

    [크기변환]언론 포스터.jpg

    ▲’실체 없는 각성’ 전시 포스터


    전남 여수시 도성마을의 에그갤러리(관장 박성태)가 개관 3주년을 맞아 준비한 첫번째 전시로 ‘실체 없는 각성’을 주제로 준비된 이말용 작가(여·49) 초대전을 개최한다.


    이 작가는 오는 7일부터 28일까지 에그갤러리 제1전시실에서 설치, 드로잉 등 18점과 드로잉 아카이브 60여 점을 선보인다. 전시는 7일 오후 4시 도성마을 애양청소년오케스트라의 특별 연주와 함께 시작된다.


    전시 작품은 이 작가가 지난 해 9월 야외설치그룹 ‘마감뉴스’ 회장을 맡아 30여 명의 작가들과 함께 도성마을에서 설치 작업을 진행했던 것을 계기로 1년 동안 준비한 신작들로 구성되어 있다.

     

    [크기변환]이말용 프로필사진.jpg

    ▲이말용 작가


    이 작가는 “이번 전시는 제가 어떤 작품을 했다는 것 보다 제가 살아 있어서 두 발로 도성마을 찾아와 직접 만났다는 게 첫번째 핵심이고, 두번째는 전화교환소 자리였던 에그갤러리라는 역사성을 갖는 장소에 제 작업을 이식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975년 도성마을이 창립된 해에 경북 상주에서 태어난 이 작가는 도성마을과 인연을 “피할 수 없는 숙명”처럼 받아들이고, 자신이 직접 만난 도성마을 주민들과 삶의 흔적에서 강한 충격을 받고 이를 18개의 장면으로 나눠 작품으로 승화시켰다고 전했다.


    플라타너스 잎으로 만든 ‘익명 속으로’라는 제목을 가진 의상 설치 작품은 이 작가의 세계관을 응축해서 보여주고 있다. 플라타너스 잎은 작가가 10여 년 동안 시그니처로 사용하고 있는 재료이다.


    이 작가는 기존 옷이 젠더나 사회적 계급, 위치 등에 따라 걸치는 껍데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하고, 인간에 대한 선입견이 현상에서 완전히 드러나지 않은 껍데기를 의상으로 표현해 인간에 대한 편견, 혐오, 차별에 대한 무언의 경종을 울리고 있다.


    박성태 관장은 “이말용 작가는 그동안 에그갤러리가 초대한 전시 작가 중 유일하게 주민과 직접 소통하고 그 속에서 발견한 것들을 옴니버스 영화처럼 18개의 장면으로 그려낸 최초의 사례”라며 “지난 1년 동안 혼신을 다해 풀어 낸 작품은 한 권의 시집처럼 진정으로 신선한 자극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농산물 장터가 함께 열리며, 자세한 문의는 061)692-0240으로 하면 된다.


    한편, 이화여대 조소과를 졸업한 이말용 작가는 인간과 존재의 생성과 소멸에 관심을 갖고 지난 39여 년 동안 5차례 개인전을 통해 자신의 철학적 사유의 과정과 확장을 지속적으로 보여줘 미술계 안팎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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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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