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29 (목)

'정박은 많아졌지만, 지역은 비었다'… 여수시 크루즈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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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박은 많아졌지만, 지역은 비었다'… 여수시 크루즈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껍데기만 남은 ‘정박 중심’ 행정
-콘텐츠 없는 해양관광, 실속 없는 유치전
-섬이 많은 도시, 해양정책은 부재 상태
-여수시 해양정책, ‘섬의 도시’ 명함에 걸맞은 체질개선 절실

-껍데기만 남은 ‘정박 중심’ 행정

-콘텐츠 없는 해양관광, 실속 없는 유치전

-섬이 많은 도시, 해양정책은 부재 상태

-여수시 해양정책, ‘섬의 도시’ 명함에 걸맞은 체질개선 절실


[크기변환]정박 크루즈 메인 사진.jpg

▲지난9일 여수신항에 입항한 일본크루즈'미츠이 오션후지호'(사진출처=여수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7대 크루즈 기항지 중 하나인 여수시. 수려한 해안선과 크고 작은 섬을 품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진 여수는 오랫동안 ‘남해안 해양관광의 거점’이라는 타이틀을 걸어왔다. 여수시는 해마다 크루즈 유치를 확대하며 ‘해양관광 메카’로의 성장을 외쳐왔지만, 그 실상은 보여주기식 정박에 그친 채 지역경제와의 연결고리는 부실하기만 하다.


여수신항(여수엑스포여객선터미널)의 크루즈 부두는 2014년부터 약140억 원의 국비를 투입하여 15만 톤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도록 증설된 크루즈 전용 부두가 있다.


크루즈선 한 척에 수백에서 이천여 명이 하선하지만, 대부분 관광객은 관광버스를 타고 정해진 경로를 순회한 뒤 다시 항구로 돌아간다. 도심으로, 상권으로 발길이 이어지는 일은 거의 없다.


[크기변환]정박은 많아졌지만 사진.jpg

▲사진출처=해양수산부 (동북아 크루즈 항로)


관광객은 있었지만, 소비는 없었고정박은 늘었지만, 기억은 남지 않았다.


실제 지역 소상공인들 사이에선 “크루즈 손님은 우리 가게 문턱도 안 들어선다”는 불만이 공공연하다. 시의 통계엔 ‘입항 실적’이 남지만, 지역의 체감도는 ‘제로’에 가깝다.


여수시는 ‘여수밤바다’, ‘오동도’, ‘향일암’ 등 기존 관광지를 내세운 프로그램으로 크루즈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매년 같은 코스의 반복이며, 차별화된 콘텐츠나 체류형 관광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야경 투어’는 포장만 바뀌었고,‘전통 체험’은 특산물 판매부스에 불과하며,‘예술·문화 콘텐츠’는 전시회장 구색도 못 갖춘다.

결국 크루즈 관광은 그날의 ‘이벤트’로 끝날 뿐, 지역사회엔 흔적조차 남기지 못하고 있다.


여수시는 대한민국에서 섬이 가장 많은 도시 중 하나다. 그만큼 해양관광·해양문화 정책은 여수의 정체성과 직결된 핵심 정책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크루즈 정책은 관광이 아닌 '운송'에 가깝다.정박과 이동만 있고, 정착과 교류는 없다. 이는 단지 여수항만의 문제가 아니라, 섬도시 여수의 해양정책 부재를 드러내는 민낯이다.


이대로라면 2026여수세계섬박람회가 외치는 '섬의 가치'도 공허한 외침이 될 수 있다. 해양관광의 현실을 외면한 채 섬박람회의 성공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여수시는 수년째 ‘민관협력형 크루즈 관광’을 말해왔지만, 정작 지역 상인·예술인·청년들이 참여할 구조조차 없다.문화적 감수성과 지역성은 뒤로하고, 행정 주도의 패키지만 반복된다. 이는 시민 없는 관광행정, 상권과 단절된 전시행정이라는 비판과 더불어 민관협력을 구호뿐, 시민 없는 관광정책이라고 시민들은 말한다.



여수는 크루즈 기항지이자 섬박람회 개최 도시다. 이는 단순히 ‘관광지’가 아닌, ‘해양정책 선도도시’로서의 책임감과 전략을 요구한다. 지금의 정박 중심, 단기 소비 유도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지역 체류형·상생형 관광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섬박람회조차 공허한 구호로 끝날 수 있다.


여수시가 진정 크루즈 관광과 해양관광의 미래를 고민한다면,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가 아니라 질적 변화다. 관광객의 발길이 항구를 넘어 시장으로, 골목으로, 섬으로 향하도록 정책의 체질을 바꾸는 일.

보여주기식 크루즈 유치보다, 살아남는 해양관광이 시급하다.2026섬박람회의 성공은 곧, 지금 여수시 해양정책의 수준에서 판가름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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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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