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0 (금)

[한창진의 말]의료혜택 사각지대 여수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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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한창진의 말]의료혜택 사각지대 여수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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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4년간('18년~'21년) 고령자 안전사고는 총 23,561건으로, 이 중 62.7%(14,778건)가 낙상사고로 확인됐다. 낙상사고로 다친 부위는 뇌진탕 사례가 가장 많았다.


여수에 사는 지인이 보낸 고령의 어머니께서 낙상사고로 머리 부분을 크게 다친 사진을 보면서 그 참혹함에 깜짝 놀랬다. 연세가 90을 넘겼는데도 곱디 고운 사진을 보여준지 얼마 지나지 않은 뒤여서 그 충격이 컸다.


5월 황금 연휴에 우리 모두가 긴장을 늦추고 쉬던 날 밤이다. 치매를 앓고 있어 주간보호시설에서 보호를 받고있던 어머니께서 집에 돌아와 잠깐 시야에서 벗어나 집 바깥으로 나가서 넘어져 얼굴과 머리를 크게 다쳤다.


지나던 행인이 119에 신고를 해서 집 가까운 병원에 입원해 응급 치료를 받았다. 뒤늦게 보호자에게 연락이 돼서 그 사정을 알게 됐다. 그러나, 아쉽게도 1차 치료에서 제대로 조치가 되지 못해 급기야 다음날 광주 전문 병원을 거쳐 전남대병원에서 수술을 받았다.


몇년 전 지역 정치권에서 요란스럽게 논란이 된 대학병원 논쟁이 떠올랐다. 공휴일 야간에 응급 사고가 여수에서 터지면 누구나 마땅한 조치나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여수에 새로운 병원이 생기고, 기존의 그 많은 병의원이 있어도 꼭 필요한 시기에 아무런 보호를 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지역적 한계를 느꼈다.


환자를 처음 발견한 소방서119, 응급 치료를 담당한 1차 병원에서 환자의 상황을 파악한 후 상응한 조치를 할 수 없다면, 최소한 순천과 광주 등 큰 병원에 곧바로 이송해서 치료를 받게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인구 27만의 도시 여수에서도 이와같은 의료 사각지대가 생겼다는 사실에 화가 난다. 앞으로 필자를 비롯한 누구도 예외가 될 수 없다는 것에 우리가 소홀히 넘겨서는 안되는 현실이다.


그만그만한 도토리 키재기식 병원이 아닌,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제대로 된 24시간 가동이 가능한 응급실을 갖춘 대형병원이 생겼으면 좋겠다. 골든타임과 같은 생사여부를 다투는 응급 환자에 대한 최소한의 장치가 아닐까 한다.


2021년 8월 10일 여수시가 "웅천지구 의료시설용지 2개 필지 3만2,667㎡를 323억여원에 매각하는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는 발표 이후 4년이 다 되었는데도 첫삽을 뜨지 않고 있다. 시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여수시의 안이한 행정에 더 화가 난다. 그 때 매각하여 받은 323억원은 어디에 썼는지 밝혀야 한다.


/한창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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