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9 (월)
-“정자 앞 조망 막는 화장실, 이게 시민을 위한 행정인가”
-위치선정 과정 어디에? 행정투명성·심의 절차도 의문투성이
여수시, 생각이 있는 행정인가?
여수시가 구봉산 정상부 인근에 조성 중인 공중화장실이 시민들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특히 여수항과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망 명소이자 쉼터 역할을 해온 전통 정자 바로 앞에 무리하게 설치되고 있다는 점에서 "생각 없는 행정"이라는 질타가 잇따르고 있다.
현장을 찾은 시민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이게 말이 되냐. 여수의 풍경이 가장 아름답게 펼쳐지는 곳에, 누가 봐도 경관을 해치는 저런 화장실을 들이밀었다.”
“자기 집 앞이라면 저렇게 지었겠느냐. 이건 행정이 아니라 무감각 그 자체다.”
화장실 설치가 진행 중인 해당 장소는 구봉산을 오가는 시민들이 잠시 쉬어가며 여수항과 시가지를 조망할 수 있는 대표 명소로 알려져 있다.
특히 나무와 꽃길이 어우러진 산책로와 전통 양식의 정자가 어우러지며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사랑받아왔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풍경을 정면으로 가로막는 콘크리트 형태의 조립식 화장실이 설치되며, ‘도시미관 훼손’이라는 논란을 자초했다.
시민 A씨는 “화장실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일부 있었겠지만, 위치는 충분히 조율할 수 있었을 텐데 왜 하필 가장 조망이 좋은 그 자리에, 그것도 정자 바로 앞이냐”며 울분을 토했다.
현장에는 공사 중임을 알리는 안내판 하나가 덩그러니 세워져 있을 뿐, 설치 위치 선정의 타당성이나 시민 의견 수렴 절차에 대한 설명은 어디에도 없다. 이에 대해 시 관계 부서가 어떤 심의 과정을 거쳐 위치를 결정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전문가들 역시 행정 절차의 신중함을 지적하고 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도심 속 공원이나 산책로에 공중화장실을 설치하는 것은 필수적이지만, 장소의 상징성·경관·문화적 가치를 고려하지 않은 설치는 되레 시민의 정서를 해치는 결과를 낳는다”고 꼬집었다.
여수시는 이와 같은 시민들의 지적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특히 자연·문화경관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경관을 훼손하는 일은 공익이라는 명분으로도 용납되기 어렵다.
진정 시민을 위한 행정을 하고자 한다면, ‘필요하니까 짓는다’는 관성에서 벗어나 ‘어디에, 왜, 어떻게 짓는가’에 대한 성찰부터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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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