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작은 부주의 언젠가는 우리의 식탁, 우리의 삶에 되돌아온다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바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 달라져야
▲최향란 기자
6월 5일 아침, 여수시 국동항 해상에서 또 하나의 해양오염 사고가 발생했다. 어선 한 척에서 경유 56리터가 바다로 유출된 것이다. ‘단순 실수’라 치부하기엔 그 피해와 여파가 결코 가볍지 않다.
여수해양경찰서는 오염 신고 접수 즉시 현장에 출동해 방제작업을 진행했고, 주변 계류 선박 10척을 조사한 끝에 사고 선박을 적발했다.
문제의 원인은 ‘연료탱크 에어벤트를 통한 경유 넘침’ 자칫 방치되었더라면 항만 일대 생태계에 큰 피해를 줄 뻔했다.
이번 사고는 다행히 빠른 신고와 신속한 대응 덕에 큰 확산을 막을 수 있었지만, 이처럼 크고 작은 해양 유류 유출 사고는 우리 바다 곳곳에서 반복되고 있다.
2024년 울산항에서 발생한 벙커C유 200리터 유출, 2023년 인천 북항의 급유 작업 중 실수, 2022년 부산 감천항의 유사 사고 등은 모두 예방 가능했던 인재(人災)였다.
문제는 단순한 유출의 수치가 아니다. 기름 한 방울이 바다에 떨어지면 수천 평방미터에 달하는 수면에 퍼질 수 있다. 표면 장력을 따라 넓게 확산된 기름은 태양광 차단, 산소 공급 저해, 해양 생물의 생육 저해, 어획량 감소, 심지어 지역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우리는 해양국이다. 바다는 경제의 출발점이며, 생태계의 허리이자 우리의 일상과도 직결된 자산이다. 그런데 아직도 어선과 예부선 등 일부 선박에서는 ‘설마 내가?’라는 안일한 태도로 연료 관리에 소홀한 경우가 많다.
정부는 매년 해양오염 방지 교육과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사고는 되풀이되고 있다. 교육과 단속, 그리고 법적 책임 부과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이제는 해양오염에 대한 인식을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관점에서도 새롭게 재정립할 때다.
특히 소형 어선의 경우 자발적인 장비 점검과 기름 저장 관리가 절실하다. 항만당국의 정기적인 순찰과 점검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박 소유주들의 책임의식과 실천이 선행되어야 한다.
여수해경이 밝힌 대로 “기름 한 방울도 해양에서는 오염행위”다. 방제작업에 소요되는 막대한 비용은 고스란히 오염 유발자가 부담하게 되며, 이는 단순한 행정처분 그 이상이다.
우리가 바다에 내놓는 작은 부주의가 돌고 돌아 언젠가는 우리의 식탁, 우리의 삶에 되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해양은 우리가 함께 지켜야 할 마지막 공공재다.
더 늦기 전에, 그리고 더 큰 재앙이 닥치기 전에, 바다를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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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향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