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0 (화)
▲좌수영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
어느새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는 생소하지 않게 일상 속에 자리잡고 있습니다.하지만 정작 그 단어의 무게를 제대로 실감하고 있는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지구는 지금 ‘심한 독감’에 걸리기 직전의 상태입니다.
이미 수많은 잔기침을 통해 우리에게 경고해왔지만, 우리는 때로 너무 바빴고, 때로는 너무 무관심했습니다.그 결과가 폭염, 폭우, 대형 산불, 극지방의 해빙 등, 눈앞에서 벌어지는 환경 재난입니다.
지난 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을 맞아 저는 여수 좌수영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과 함께 ‘지구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에 대한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지구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수업의 시작은 이 질문으로부터였습니다.
최근 영남지역에서 일어난 대형 산불, 이 역시 지구온난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사실을 함께 알아보았습니다.
학생들은 말했습니다. “산불은 뉴스에서만 보던 건데, 이제 우리 동네에서도 일어날 수 있다는 게 무서워요.” 이런 공감의 과정 속에서 아이들은 탄소중립이란 거창한 정책이 아니라,내가 지금, 오늘부터 할 수 있는 작은 실천임을 깨달았습니다.
하루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대중교통 이용하기, 전기 아끼기, 쓰레기 분리수거 제대로 하기.이 단순한 행동들이 모이면, 우리가 먹는 사과 한 알의 품질도 지킬 수 있고,우리 아이들의 아이들, 그러니까 후손들도 “맛있는 사과를 먹을 수 있는 미래”를 만들 수 있다는 이야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수업의 마지막, 아이들과 ‘하루에 두 가지 탄소중립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저는 플라스틱 빨대 대신 텀블러를 쓸게요.”,“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할게요.”,“불필요한 전기는 끌게요.”
이 아이들의 작은 선언 하나하나가 저는 기후위기 시대의 가장 희망적인 장면이라 생각합니다.
아이들이 함께 배우고, 고민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지역 사회가, 학교가, 어른들이 함께 기후교육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지금 우리가 지구를 위해 다짐하는 이 하루가, 결국 지구를 살리고 아이들의 미래를 지켜내는 첫걸음이 되리라 믿습니다.
/정미 (사)탄소중립실천연대환경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