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5.31 (토)
-갈등 너머에서 피어나는 진짜 공동체의 힘
우리는 인생이라는 짧은 여정 속에서 수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때로는 마음이 잘 통하는 이들과 웃으며 걸을 수 있지만,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들과 마주 앉아야 할 순간도 맞이합니다. 그러나 그런 만남조차 외면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가 '공동체'라는 이름 아래 함께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는 완벽한 사람들이 모인 집단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말, 다른 생각, 다른 삶의 궤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 안에서 ‘함께’ 살아가는 그 자체가 공동체의 본질입니다. 갈등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있습니다.
좋은 공동체는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견디고 회복해내는 사람들의 모임’입니다. 다름을 미움이 아닌 배움으로, 불편함을 외면이 아닌 대화로 풀어낼 때 비로소 우리는 진짜 '우리'가 되어갑니다.
또한 공동체의 지속은 책임 위에 세워집니다. 상대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때로는 참고 기다리는 인내야말로 공동체를 지탱하는 보이지 않는 힘입니다. 분열 없이 함께 나아가기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북돋는 어른스러움이 필요합니다.
진정한 공동체는, 누구 하나의 희생이 아니라 모두가 조금씩 따뜻해지는 데서 시작됩니다. 먼저 웃고, 먼저 손 내밀고, 먼저 믿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그 공동체는 더욱 단단해집니다.
우리는 왜 서로를 더 좋아져야 할까요? 그래야 함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동체란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자랑이 되고, 위로가 되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어가는 시간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더 나은 ‘나’가 아니라, 더 좋은 ‘우리’입니다.
함께 갑시다. 멀리 가기 위해서.
그리고 우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
/최정규( 중앙동 주민자치회장/여수일보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