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0 (금)

[기획보도] 여수국가산단, 울산·창원의 위기 ‘남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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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보도] 여수국가산단, 울산·창원의 위기 ‘남일 아니다’

청년 떠나는 산업 도시들,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진다
여수국가산단 대책, 말뿐인 TF팀으로는 부족하다
TF팀이 활동 본거지가 여수나 인근 도시가 아닌 도청 소재지인 무안?

-청년 떠나는 산업 도시들, 제조업 생태계가 무너진다

-여수국가산단 대책, 말뿐인 TF팀으로는 부족하다

-TF팀이 활동 본거지가 여수나 인근 도시가 아닌 도청 소재지인 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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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경제를 지탱하던 주요 산업도시들이 제조업 생태계의 붕괴로 인구 유출과 경제 침체에 직면한 가운데, 여수국가산단도 예외는 아니다.


울산과 창원처럼 고도성장을 이끌었던 여수국가산단은 현재 고령화와 숙련 인력 부족, 그리고 산업 전환 지연 문제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여수국가산단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국내 경제 위축의 영향을 직격탄으로 맞고 있다. 롯데케미칼, LG화학, 한화솔루션, GS칼텍스, 여천NCC 등 여수국가산단 내 주요 기업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글로벌 수요 감소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해 생산 조정을 검토하고 있으며,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로 실적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여천NCC는 지속적인 환경 규제와 함께 수출 시장의 위축으로 가동률 저하를 경험하고 있다. GS칼텍스 역시 정유업계의 불확실성 속에서 설비 투자 계획을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보수적인 운영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도 불구하고 여수시와 전라남도의 대응은 실질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수국가산단의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전라남도가 TF팀을 꾸렸지만, 정작 이 팀의 활동 본거지가 여수나 인근 도시가 아닌 도청 소재지인 무안이라는 점은 여수 시민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여수산단 협의회의 한 관계자는 “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문제를 해결하려면 TF팀이 산단에 근접해 운영돼야 한다”며 “현실과 동떨어진 대책만 남발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울산과 창원이 겪고 있는 문제는 청년 인구의 대규모 유출과 제조업 경쟁력 약화다. 최근 10년간 울산과 창원을 포함한 5대 산업도시에서 약 25만 명의 인구가 순유출되었고, 이 중 20~39세 청년층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울산은 과거 1인당 GRDP(지역내총생산)가 가장 높은 도시였으나, 청년실업률이 9.7%에 달하며 고용 환경의 악화를 보여준다.


생산직의 기계화와 외국인 근로자 대체, R&D 부서의 수도권 이전 등으로 인해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일자리가 사라진 것이 주요 원인이다.


창원 역시 숙련된 제조업 근로자의 은퇴와 신입 인력 부족으로 인해 지역 경제가 흔들리고 있다.


이와 유사하게 여수국가산단도 지속적인 환경 규제와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침체의 길을 걷고 있다.


여수시청의 한 관계자는 “기업 유치나 인프라 지원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에서 청년 인구 유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여수는 최근 10년 동안 약 2만 명의 인구가 감소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20~30대 청년층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수정치인들 역시 명확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단기적인 지원책 발표에만 그칠 뿐, 청년 일자리 창출이나 지역 내 산업 재구조화를 위한 장기적 비전은 부재한 상태다.


여수시민단체는 “여수국가산단의 위기는 단순히 한 지역의 문제가 아니라, 전남 전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지자체와 정치권이 합심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울산과 창원에서 드러난 제조업 생태계 붕괴의 전조는 여수국가산단에서도 이미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및 국내 경제 침체의 여파를 받고 있는 여수국가산단은 말뿐인 대책이 아니라, 현장 중심의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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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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