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해당된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예술

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으로 선정...한국 작가로는 최초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 문학상으로 선정...한국 작가로는 최초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내다



KakaoTalk_20231122_101106201.jpg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 책은 2016년 <채식주의>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하고 2018년 <흰>으로 같은 상 최종 후보에 오른 한강 작가가 5년 만에 펴낸 장편소설이다.


올해의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에 선정되었는데 메디치상은 프랑스 4대 문학상 중 하나로 한국 작가로는 최초의 수상이어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볼 수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소설인데 여러 화자의 목소리가 겹겹이 울려 퍼진다.


5월 광주를 집필한 뒤 삶의 벽에 막힌 소설가(경하)가 있고 4.3의 그늘에서 태어나 비극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친구 인선이 있고, 4.3을 직접 겪고 그 이후를 감당하고 살아나온 인선의 어머니가 있다. 


<작별하지 않는다>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는 ‘눈’을 매개체로 사랑과 애증, 생명과 죽음, 단절과 순환을 표현하고 글을 이끌어가고 있는 것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학살 이후 실종된 가족을 찾기 위한 생존자의 길고 고요한 서사가 있는데 공간적으로는 제주에서 경산에 이르고 시간적으로는 반세기를 넘기고 있다. 


폭력에 훼손되고 공포에 짓눌려도 인간은 포기하지 않는다. 즉, 작별할 수 없다는 결론으로 전개되고 있다.


목차로는 1부-부새/2부-밤/3부-불꽃. 마지막으로 작가의 말이 덧붙여져 있다


작가는 제목을 <작별하지 않는다>라고 결정한 이유를 그 어떤 것도 종결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사랑 혹은 애도에서 끝내지 않고 끝까지 끌어안고 가겠다는 결의라고 설명한다


또한, 몇 년 전 누군가 작가에게 다음에는 무엇을 쓸 것이냐고 물었을 때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바란다고 답했었고 지금 이 소설이 지극한 사랑에 대한 소설이기를 빈다고 말한다.


현대사에서 정치적으로 이미 판단이 내려진 한국 사회에서 사건을 문학적으로 형상화 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한강 작가는 다양한 화자와 시점으로 풀어내고 있다.

 

20231122_01.png


주명숙 기자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