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5 (화)
-10년째 학생대상 인문동아리 운영 및 학생 1년 성과 엮어 문집 발간도
여수 여양중 ‘소크라니체의 후예’ 인문 동아리 김광호 지도교사(56·국어)의 소망이다.
김 교사는 최근 인문동아리 소속 학생들과 ‘소크라니체의 후예! 낯선 길, 그 길에게 말을 걸다’라는 문집을 발간했다. 김 교사는 지난 2020년부터 문집을 출간하고 있다.
이번 문집은 ▲책이 너에게 묻는다 ▲시와 마음이 하나되다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를 대변하다 ▲엉뚱한 상상력이 삶을 바꾼다 ▲이색 교육활동과 수업을 되돌아보다 ▲우리의 성장 스토리를 말하다 등 총 6개 항목으로 구성됐다.
김 교사는 문집을 발간하게 된 배경에 대해 “제자들이 한 해 동안 쓴 소중한 글들이 한번 쓰고 잊히게 되는 점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 “비록 서툴고 어색한 글이라도 문집으로 발간해서 선물로 나눠준다면 좋은 추억이 되리라 생각해서 문집을 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가 인문동아리 지도에 진심을 보이는 것은 제자들을 향한 마음에서 시작됐다. 교직 생활 30년 차인 김 교사는 경력의 3분의 1인 10년의 시간 동안 인문동아리를 운영해올 만큼 책에 대해 진심이다. 책 속에서 삶의 해답과 지혜를 찾으며 국문학의 매력을 느낀 김 교사는 학생들에게도 똑같은 경험을 하게 해주고 싶었다. 그것이 인문학 동아리의 첫 시작이다.
김 교사는 “학력고사 세대이다 보니 국·영·수 위주의 수업을 받으며 성장했다. 창의적인 답을 요구하기보다 단순한 지식을 쓰게 했고 그러한 교육환경에 자연스럽게 적응됐다”며 “교사가 돼서도 제자들을 명문대에 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혔다. 우연히 방학 동안에 여행과 책을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가 생겼고 책을 통해 조언을 구했다. 이것을 제자들과 함께 공유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인문동아리를 운영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어렵고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인문학을 좀 더 친숙하게 느낄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하나의 책을 선정해 학생들과 함께 읽고 책 속의 주인공에게 편지를 쓰거나 명문장을 발췌하고 선정한 이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 교과와 연계해 일상적인 주제를 주고 글을 써보기도 한다. 책 이외에도 영화를 감상하며 삶에 대해 다양한 해석을 하기도 한다.
김 교사는 “국·영·수 등 교과과정 위주의 교육 틀이 수십 년째 바뀌지 않고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 아쉽다. 교육의 알맹이를 바꾸기 위해서는 기성세대의 의식이 먼저 변해야 하는데 정말 어려운 일이다”고 밝혔다. 이어 “온 국민이 책을 가까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학생들은 밥을 먹듯이 책을 읽어야 한다. 기성세대도 바쁘다는 핑계만 대지 말고 책을 가까이하다 보면 삶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던질 수 있고 궁극적으로 자신만의 삶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도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