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3 (일)
바다만 알고 바다만 봅니다!
노인과 바다라는 책 속에서 노인 산티아고는 바다에서 작은 배를 타고 고기를 잡는 어부다.
노인과 소년이 오래도록 고기를 잡지 못했을 때 사람들은 실망했지만 노인과 소년은 서로를 신뢰했고 희망을 잃지 않았다. 어느 날 노인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선 커다란 물고기와의 사투에서 목표를 향해 끝까지 노력했지만 실패를 했다. 실망한 노인에게 소년은 실패가 아니라고 안심시키고 위로하며 함께 바다로 나가자고 손을 내주었다.-
수산인 김한식(금양수산 대표)대표의 돌산 평사 작업장에서는 잘 여문 굴 세척이 한창이다.
새벽 3시부터 지게차로 굴을 옮겨서 삽질하고 물 뿌리는 세척 작업이 무한 반복하고 있다.
<사진//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것이 여간 향기롭지 않소?>
“싱싱하고 탱글탱글한 것이 여간 향기롭지 않소? 청정해역인 여수 가막만 앞바다가 보내준 귀한 선물이요”
올여름 태풍도 비켜가고 적조 피해도 적어서 굴 생산량이 대풍년이라며 바쁜 일손 틈틈이 시알 굵은 굴을 들어 보인다.
어린 김한식은 이강망과 굴양식을 했던 아버지를 따라 바다로 나가기를 좋아했다. 일곱 살 때부터 노를 젓고 바다만 만나면 힘이 장사가 되었다.
바다가 보낸 아기장수 김한식의 삶!
태어나고 자란 어촌에서 바다를 통해 기쁨을 알고 때론 고통과 좌절을 떠안기도 했으며 바다에서 길을 찾아가는 법도 배웠다.
<사진// 18세 김한식이 돌산 군내리 앞바다에서 노를 젓고 있다>
“바다는 늘 평온하지만은 않았어요. 노인 산티아고처럼 처절한 고통도 주었고 좌절하기도 했지요. 누군가는 미련하게 바다만 바라보고 있냐고 했지만 나는 여태껏 바다만 아는, 바다 외에는 마땅한 다른 계획이 없는 바다바보에요”
혼자가 아닌 함께, 서로 기대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거지요
<사진 // 지게차로 일거리를 한가득 또 옮기고 있는 김한식 대표>
김한식 대표는 30년 넘게 굴양식 수산업에 종사했다. 어촌의 풍요를 위한 봉사에 적극 앞장서고 수산업 발전방안도 모색하고 있으며 어민들을 대변할 수 있을 만큼 어촌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새벽 3시에 일어나 부지런히 일하고 지역 수산인들과 상생하며 살아가는 그는노력에 비해서는 맨손인적이 많지만 마음은 빈손이 아니라고 말한다.
“진실과 성실로 도전을 멈추지 않는다면 불확실하던 삶도 언젠가는 빛처럼 반짝이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혼자가 아닌 함께, 서로 기대고 위로하며 살아가는 거지요”
김한식 대표는 바다 냄새만 맡아도 바다의 기분을 알 수 있지만 현실은 수산인의 고충을 충족시켜주지 못할 때가 많아서 안타깝다고 말한다.
“여름철 고수온, 가뭄, 바다환경의 급격한 변화, 정부정책 등등 우리 수산인들이 어려워질수록 국민들의 먹거리도 평안하지만은 않을 거잖아요? 모두가 함께 지속가능한 바다를 위해 뭉치고 노력해야지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은 최선을 다해 굴 세척 삽질을 하는 것이고요”
전국 생굴 약 80% 이상이 여수를 포함해 남해안에서 생산되고 있다. 김한식 대표는 굴에는 오메가 3가 참치의 2배 이상이며 특히 여수 굴은 매일 2~3개만 섭취하면 없던 힘도 생긴다고 끝없는 굴 자랑과 함께 지게차로 일거리를 한가득 또 옮긴다.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