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가발도 패션이다
-송정현 미용장
숱이 많은 머리카락은 이미지를 한결 돋보이게 한다. 나이보다 어려보이고 세련되게 보인다. 세월의 완숙미 넘치는 중년이 되는 것이라지만 자꾸만 벗겨지는 주변머리나 속알머리를 보면 속상하지 아니할 수 없다.
머리숱이 적은 고민은 비단 남성 고객뿐만 아니라 여성고객 역시 마찬가지다. 간혹 여성고객이 안 어울리는 긴 생머리를 남편이 자꾸 하라고 한다며 어쩔줄 몰라 할 때가 있다. 물론 본인도 어릴 때처럼 긴 생머리가 이미지를 돋보이게 하고 싶을 것이다. 머리카락은 얇고 가늘어져 볼륨감은 없고 얼굴에 탄력은 떨어지고 주름도 늘어나서 긴 생머리를 하면 더없이 초라해 보이니 어쩌란 말인가!
가끔 그나마 긴 생머리가 잘 어울리는 중년의 멋진 여성분들도 계신다. 그런분들 역시 2% 부족함을 호소한다. 그럴 때 머리위에 가발을 살짝 올려놓으면 신기하게도 몇 살은 더 어려보이는 효과가 있다.
가발의 역사를 살펴보면 기원전 323년, 클레오파트라를 만날 수 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시리아로 쫒아낸 클레오파트라를 카이사르가 이집트로 불렀을 때 탐스런 흑갈색 머릿결과 빛나는 황금색 화장으로 꾸민 눈부신 아름다움에 한눈에 반하게 된다. 클레오파트라에게 왕권을 되찾아 주기 위해 프톨레마이오스 13세 일당을 물리치고 기원전 51년 7번째의 여왕으로 클레오파트라를 등극시킨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상류층에서만 가발을 사용하였다.
만약 클레오파트라가 빈모였다면 어땠을까? 과연 카이사르는 클레오파트라에게 첫눈에 반했을까? 반하지 않았다면 역사가 바뀔 수도 있었다. 탐스런 머릿결에 대한 찬미讚美를 해본다.
잦은 염색을 해야 하거나 머리카락이 가늘고 얇아 가라앉거나 빈모라면 나에게 어울리는 가발 몇 개로 옷처럼 갈아입듯 멋을 부려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