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4 (일)
-밀실행정 아니라고? 주민 설득 위해 여수시 무엇을 했나
-‘주민 의견 청취’라더니 ‘2차 설명회’ 명부? 주민 눈뜬 봉사 취급
▲이목 폐교 하수처리장 청취회 현장1
여수시가 30일 오전 10시 화양면사무소 2층에서 이목 폐교 하수처리장에 대한 ‘주민 의견 청취의 자리’를 마련했지만 롯데건설 측이 입구에서 2차 설명회 명부를 작성하고 서로의 의견이 충돌하면서 청취회가 아수라장이 됐다.
이날 ‘주민 의견 청취의 자리’에는 하수처리장 반대 추진위원회 관계자와 이목, 신기, 구미마을 주민, 하수처리장 공사 롯데건설 관계자, 여수시청 하수도과장, 시민소통팀장 등 150여 명이 함께 했다.
하지만 롯데건설 측에서는 하수처리장의 필요성과 하수처리장 건설 작업에 대한 설명을 했고, 여수시 하수도과는 주민의 의견을 듣기보다는 “주민설명회를 한 번 열었으니 행정 절차대로 하겠다”는 식의 설명에 마을 주민들의 비판과 원성이 높았다.
▲(좌)박영평 여수시의원, (우)문갑태 여수시의원/문갑태 의원 발언 중
문갑태 여수시 의원은 “하수처리장이 필요한 건 사실이지만 주민들이 반대하는 사업 강행은 옳지 않다”고 말하며 “롯데건설 측이 주민들이 반대하는 폐교를 포기하고 사업을 다른 장소로 옮길 수는 없느냐”는 질문에 롯데 건설 측은 “우리에겐 결정권이 없다. 발주처인 여수푸른물(주)에게 결정권이 있고 우린 시공사일 뿐이다”라고 답변했다.
이에 주민들은 “우리는 오늘 사업 설명회를 듣기 위해 온 자리가 아니다. 롯데건설은 입구에서 교묘한 수법으로 2차 주민설명회라고 명부를 작성하다니, 이는 우리 주민을 눈뜬 봉사 취급하는 행위가 아닌가!”라고 항의했다.
▲이목 폐교 하수처리장 청취회 현장2
문제가 된 이번 하수처리장 공사는 지난 2021년 6월 여수시와 그 당시 가칭 여수푸른물(주)이 ‘여수시 소규모 공공하수처리시설 건설 민간투자사업’을 협업하여 추진했다.
결국 이목 폐교에 공사가 진행되었고 폐교 선정에 동의한 적 없다는 주민들이 지난 20일 여수시 화양면 이목마을에서 ‘폐교에 하수처리장 건설 반대’하는 대규모 집회가 열렸고 ‘여수시 밀실행정’을 규탄하고 나섰다.
늦게라도 여수시가 이목 폐교 하수처리장에 대한 마을 주민들의 의견을 청취하겠다는 취지의 자리를 만들었지만 책임지는 주최가 없고 생각의 차이도 좁혀지지 않아 결국 결말 없는 파행으로 끝났다.
이에 주민들은 “이목 폐교에 공공하수처리장 결사반대”라는 입장을 고수하며 끝까지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과연 여수시 밀실행정을 이목, 신기, 구미마을 주민들이 믿고 따를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들도 귀추가 주목된다.
최향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