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28 (목)
-여수시 어린이안심승강장 2곳 조성에 약 5천만 원 투입했으나
-송현초등학교 앞 어린이안심승강장, 턱 높이 최고 50cm…어린이 안전 우려
-교통 약자 배려한 점자블록 등 부재…디자인·위치선정만 몰입했나
▲송현초등학교 앞 어린이안심승강장 턱 높이가 승강장 입구 기준 ①최저 20cm, ②중간 40cm, ③최고 50cm에 달한다.
14일 준공식을 마친 ‘송현초등학교 어린이안심승강장’이 어린이 이용자들을 고려하지 않은 설계로 안전사고가 우려되어 무용지물이라는 시민사회의 지적이 제기됐다.
송현초등학교 어린이안심승강장은 어린이와 학부모가 길가에서 버스 등을 기다리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조성됐으나, 높은 턱으로 인해 초등학생들이 이용하기엔 어려움이 따르고 자칫 떨어지거나 넘어져 다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여수일보가 현장을 방문해 턱의 높이를 측정한 결과, ①낮은 턱이 약 20cm, ②중간 턱이 약 40cm, ③가장 높은 턱이 약 50cm에 달해 성인이 오르내리기도 버거운 높이로 제작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처럼 어린이의 눈높이를 고려하지 못한 해당 승강장은 여수시가 총 5천1백여만 원을 투입해 웅천초등학교 어린이안심승강장과 함께 설치한 것으로, 지난해 수차례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해 선정된 디자인이다.
터무니없이 높은 턱으로 인한 안전사고 우려뿐만 아니라, 시각장애 어린이를 고려한 정확한 위치와 방향을 안내해 주는 점자블록 역시 설치되어 있지 않다.
한 시민은 “이동약자의 보행이 많은 곳을 베리어프리 시범 거리로 조성하거나, 환경 개선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장애물 없는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해야 하는 것이 지자체의 역할”이라며, “여수시가 디자인과 위치 선정에만 몰두한 나머지 목적을 잊은 채 승강장을 설치한 것은 아닌가 한다”고 비판했다.
어린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수천만 원의 시비를 들여 어린이승강장을 조성했으나, 시설 이용자들의 눈높이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던 여수시 행정과 학교 관계자, 학부모의 ‘생활밀착형 행정’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황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