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2 (토)
-25일(금) 전남 여수시 복합문화공간 여수살롱에서 서용선의 회화와 현대미술의 이해를 위한 3人 대담 열려
이번 복합문화공간 여수살롱 인문학에서는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 2014년 이중섭미술상 수상한 한국을 대표하는 화가 서용선의 회화와 현대미술의 이해를 위한 3人 대담으로 서용선 화가, 이영희 Lee C 갤러리 대표, 그리고 문화부 기자를 오랫동안 해 온 노형석 한겨레신문 기자가 참석한다. 현대미술의 이해, 갤러리의 역할, 작가와 갤러리스트 그리고 콜렉터의 관계, 화가 서용선은 누구인가 그리고 작가로 살아가는 길, 가치있는 소장작품을 선택하는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는 의미있는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참석자에게는 '화가 서용선과의 대화' 책을 선물 할 계획이다. '화가 서용선과의 대화'는 그렇게 인연을 이어온 두 사람의 대화로 서용선의 삶과 작품세계를 풀어낸 책으로 이영희가 작가의 예술관과 작품에 영향을 준 기억과 생각 등을 묻고 작가가 진솔하게 답한 대화록이다.
화가 빈센트 반고흐와 그림 거래상이었던 동생 테오의 관계는 형제 이상의 동반자적 끈끈함이 있었다. 천재화가 파블로 피카소는 딜러 다니엘 칸바일러를 만나 ‘날개’를 달았고, 폴 세잔이 풀죽지 않게 늘 다독여준 이는 파리의 화상(畵商) 앙브루아즈 볼라르였다. 레오 카스텔리가 없었으면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센버그, 클라스 올덴버그 등의 팝아트도 어떻게 평가받았을지 모를 일이다. 백남준이 베니스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을 거머쥐기까지의 숨은 공신은 뉴욕의 갤러리스트 할리 솔로몬이었다.
예술은 인간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행위, 사회적 관계를 통해서 예술이 만들어지는데 그 과정에서 갤러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갤러리는 작가와 감상자를 연결해주는 통로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작가와 갤러리는 ‘동지적’ 혹은 ‘사회적’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서용선 작가는 이영희 대표님과의 관계를 ‘예술적 동지’라고 표현했다.
어려서부터 미술애호가이자 컬렉터로 살다 지난 2006~2014년 종로구 삼청동과 팔판동에서 리씨갤러리를 운영하며 늦깎이 갤러리스트가 된 이영희 씨는 2008년 서용선 작가를 처음 만나 수차례 작업실을 드나들며 구작부터 최근작, 유화부터 드로잉까지 샅샅이 살핀 뒤 풍경화를 제안하며 인연을 시작했다. 작업에 전념하고 싶어 서울대 교수직을 박차고 나온 직후였던 서용선은 “역사와 도시를 주제로 인물을 주로 그려온” 자신이 풍경을 그리는 것에 대해 망설였다. 1978년 국전(國展)에서 소나무 그림으로 수상했고, 국립현대미술관에도 ‘소나무’가 2점이나 소장돼 있지만 이후 약 30년간 풍경을 그리지 않은 터였다. 서용선 작가는 “안 그리는 풍경으로 전시하고 싶다 하니 고민을 했다. 비엔날레나 미술관에서 풍경화 전시를 잘 않을 정도로, 현대미술에서 풍경은 잊힌 장르가 되고 풍경화를 그리는 게 상업성과 타협하는 것으로 느껴지기도 했는데 한편으로는 풍경이라는 잠시 유보된 장르를 다시 살려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에 그동안 시간 없다는 핑계로 손 못 대던 것을 시도해야겠다는 결심에 이르렀습니다.”
서용선은 2009년 리씨갤러리에서 개인전 ‘산(山)·수(水)’를 열었다. 일본식 조어인 ‘풍경’ 대신 우리 본래의 경관 그림을 칭하는 ‘산수’를 제목에 내세웠고 이후 4년간 매년 같은 주제의 전시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이영희는 서용선이 2009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되고 2014년 이중섭미술상을 수상하는 등 한국 대표작가로 뿌리내리고 해외전시와 레지던시를 오가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보고 지원했다.
이영희는 "서용선은 철저하게 작가의 삶을 평생 살아온 분"이라며 "끝없이 궁금함을 가지게 하는 작가"라고 말했다. 갤러리스트 이영희가 풍경화라는 새 장르를 열도록 이끈 셈이다.
김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