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06 (토)

(11월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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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의 시)

-내가 어리석어

-내가 어리석어


                          신병은



나무를 나무라 하지 못했습니다

풀을 풀이라 하지 못했습니다

꽃을 꽃이라 하지 못했습니다

바람을 바람이라 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어리석어

사랑을 사랑이라 말하지 못했습니다

나를 나라고 하지 못했습니다


문득, 지나치다 

나무와 풀과 꽃과 바람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나무를 나무라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풀을 풀이라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꽃을 꽃이라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바람을 바람이라고만 할 수 없었습니다


내가 어리석어

사랑을 사랑이라고만 우길 수 없었습니다

나를 나라고만 우길 수 없었습니다








시작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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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병은 시인>


살만큼 살다보니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세계가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알고 있던 풀도 그것이 전부가 아니었고, 내가 알고 있던 꽃은 꽃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음을 알았다. 그러고 보니 내가 알고 있던 너도 너의 전부가 아니고, 심지어는 내가 알고 있는 나도 전부가 아님을 알았다. 더 열심히 너를 알고 나를 알아가야겠다는 생각이다.


황은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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