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1 (수)
-수억 마스터플랜에도 지속 계획변경…지난해 개최기간 변경 이후 두 번째
-뚜렷하지 않은 콘텐츠, 관리되지 않는 섬 문화재 등 섬의 비전은 어디에?
▲2022년 8월 31일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종합기본계획 용역 착수 현장
개최를 불과 2년 앞두고 있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행사장 변경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여수시가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계획을 변경한 것은 지난해 개최 시기 변경에 이어 두 번째다.
정기명 여수시장은 지난달 27일 민선 8기 2주년 기자회견에서 돌산 진모지구로 선정되어 있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주행사장을 교통 접근성과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여수세계박람회장으로 옮기는 방안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지역사회에서는 여수시의 이러한 행보가 지역민들에 혼란을 야기하고 주행사장 선정 등을 위해 진행한 용역 비용과 현재 진행 중인 돌산 진모지구 정비 사업 등 거액의 예산을 낭비한다는 비판 여론이 제기됐다. 현재도 난항을 겪고 있는 콘텐츠 개발 역시도 문제로 지목됐다.
세계 ‘최초’의 섬박람회라 자부하는 여수시가 지금까지 밟아온 준비 과정은 성공 개최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어 보인다.
여수시는 2021년 8월 개최지가 확정된 이후 2022년 9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종합기본 계획 용역’에 착수했다. 다음해인 2023년 3월에는 범시민준비위원회가 출범, 6월에는 마스터플랜이 확정됐고 12월 조직위원회가 출범했다. 올해 5월에는 주행사장인 진모지구 부지 정비 공사가 착공에 들어갔다.
여수시는 3억여 원의 비용을 들인 마스터플랜이 무색하게 새만금 챔버리 사건을 들며 개최시기를 여름에서 가을로 변경, 개최 기간 역시 한 달에서 두 달로 변경했다. 마스터플랜이 확정된지 5개월 밖에 되지 않은 시점이었다.
마스터플랜 확정 약 1년이 지난 현재. 여수시는 주행사장 부지 정비 공사가 진행 중인 시점에 주행사장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추가 용역이 진행될 경우 불필요한 예산 낭비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26여수세계섬박람회의 예산은 고작 212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한 장소에서만 개최됐던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의 예산이 2,000억 원이었다는 것과 비교하면, 행사장을 4개로 구분한 여수세계섬박람회의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끊임없이 제기됐었다.
한편으로는 박람회 개최 확정 이후 3년, 마스터플랜 확정 이후 1년이 지난 시점이자 박람회 개최를 2년 앞둔 상황에서 주행사장 이전 논의가 나오는 것에 대해 3년의 시간 동안 제대로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기에 이런 논의가 가능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보여지고 있다.
이번 박람회를 통해 “섬의 무한한 가치와 중요성을 확산하겠다”는 비전 역시 공룡발자국화석 산지가 있는 추도가 여수시의 통제와 관리 없는 관광객 입장으로 훼손되고 있음에도 손 놓고 있는 행정을 보자면 과연 전세계에 제대로 된 ‘섬’의 가치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주행사장 이전 논란에 대해 ‘주행사장 변경 없이 세계박람회장을 활용하자는 취지였다’는 정기명 시장의 해명은 성공적인 박람회가 아닌 실패하지 않을 박람회 준비에 급급해 보이는 모습으로 비춰진다.
/황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