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22 (토)
여수에서 활동하는 서혁신 작곡가이면서 가수가 지난 3월 20일 전국에 유튜브로 생중계된 촛불행동 집회에서 두번째 공연을 하였다. 지난번과 다르게 이번에는 실력을 인정받아 주최측이 초청한 것이다. 공연에서 3곡을 불렀는데 <홀로 아리랑> <말하는대로>를 제외하고, <민심이 천심이다>는 자작곡이다.
사회자가 "여수에서 온 서혁신 가수"라고 소개할 때는 내일처럼 기뻤다. 참가자들이 열광하며 함께 부른 노래도 노래지만, 감동적인 것은 넘치는 자신감, 최선을 다해 부르는 열정 말고도 사이사이에 말하는 내용이 시대성과 역사성이 반영된 발언이었다. 갈수록 전국 어느 무대와 방송에서도 손색이 없는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였다.
여수는 항상 지정학적으로 불리한 것만은 아니었다. 해양시대에는 거점도시로서 주목을 받았고, 활기가 넘쳤다. 역사적으로도 일찌기 선사시대부터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많은 교류와 유적을 남겼다. 필자는 수정동 신항에서 태어나 자라면서 많은 외국 화물선의 드나듦을 보고 자랐다.
1970년대 빠른 육상교통시대가 되면서 여수는 출발역이 아니라 막다른 종착역이 되었다. 특히 서울, 수도권 중심으로 생활양식이 바뀌면서 교통 불편과 함께 반도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지리적으로 폐쇄된, 통발에 갇히게 되었다. 외부의 신선한 충격없이 현재에 만족하면서 살아야 했다.
1990년대 전국에 광통신 고속도로가 깔리면서 인터넷 소통의 시대가 열렸다. 시간과 공간의 벽을 넘을 수 있게 되었다. 더 나아가 2000년 디지털시대가 되면서 더 파격적으로 활동 무대가 넓혀졌다. 드디어 여수에 살면서도 전국적으로 실력을 인정받는 시대가 되었다.
2006년 여수에서 활동하는 양영순 웹툰작가가 대한민국 만화·애니메이션·캐릭터 대상 만화부문 대상(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일찌기 일간스포츠에서 연재하던 《아색기가》로 인기를 얻었다. 천일야화를 재해석한 《1001》을 파란에서 연재했으며,《덴마》《누들누드》를 네이버 웹툰에 연재해서 널리알려졌다. 매니아들에게는 열광적인 인기를 누렸다.
거문도에서 태어나 거문도에서 소설을 쓰는 한창훈 소설가는 《홍합》영화 원작 소설 《순정》《네가 이 별을 떠날 때》《꽃의 나라》등 장편소설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았다. 한국작가회의 사무국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소설분과위원장을 맡고 있다.
여순사건을 파헤치고 관련 논문과 저서를 써서 역사학자로 알려진 주철희 박사는 여서동에 집필실을 만들어서 책을 쓰고 있다. 최근 범위를 넓혀 《대한민국 현대사 1,2》《다시, 비상계엄》을 펴냈다.
2024년부터는 유튜브라는 새로운 미디어 전성시대를 거치면서 더욱 시간과 공간의 차이를 좁혀서 전국이, 전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바뀌었다. 이미 음식점과 관광 명소는 공간 중심에서 벗어나 맛과 멋만 있으면 어느 곳이든 찾아가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게 만든 것이 바로 내 손 안에 든 '스마트폰'이다.
움직이는 PC '스마트폰'에 AI까지 탑재되었으니 날개를 달았다. 서혁신 작곡가를 보면서 그 가능성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수에서 살면서도 거리낌없이 자신의 재능과 여수라는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인구수 중심 지방 소멸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최첨단 문명기기를 먼저 받아들여 활용하는 첨단문명도시가 되어 여수의 아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기성세대가 되었으면 한다. 시대의 변화에 앞서가는 여수, AI중심도시 여수를 꿈꾼다.
/한창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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