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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울마루, 가정의 달 5월 맞아 다채로운 공연·전시 개최-7일부터 30일까지, ‘꽃의 시간’ <안진의 展>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 펼쳐져 -22일, ‘헬로!오페라’ 로시니의 오페라 작품 <신데렐라>로 관객들과 올해 첫 인사 -29일, 광주시립발레단 <차이콥스키 발레 명작 시리즈>클래식 발레의 정수 선사 GS칼텍스 예울마루(이하 예울마루)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다채로운 공연, 전시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관객들을 만난다. 먼저 5월 7일부터 30일까지 예울마루 7층 전시실에서 ‘꽃의 시간’<안진의 展>이 펼쳐진다. 꽃의 공감각적 경험을 표현한 80여 점의 작품들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성찰의 시간을 선사하는 감각적이면서 자연친화적인 전시다. 작가 안진의는 색채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30년 가까이 꽃을 모티브로 한 유려한 채색화를 선보이며 현재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꽃의 시간 (259.1x193.9cm, 캔버스에 석채 혼합재료, 2019) 작가의 표현주의적 회화 기법과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느낌을 자아내는 독특한 화풍으로 표현되는 '꽃'은 강인한 생명력과 자유의지를 대변함과 동시에 탄생, 죽음과 같은 자연의 순리를 담고 있는 집약체다. 작품 속에 표현된 꽃을 바라봄으로써 관람객들은 빠르게 흘러가는 세상의 흐름은 잠시 잊고 자신의 내면을 성찰할 수 있다. 3전시실에는 새와 의자, 컵 등의 오브제에 스며든 꽃의 모습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만날 수 있으며 상설로 <Collage your Nature>라는 전시 연계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관람객 누구나 작가의 작품에서 떨어져 나온 꽃과 새, 잎, 의자, 전구 등의 이미지들을 활용해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회관연합회 주최 <2021년 전시공간 활성화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무료전시로 진행된다. ▲헬로!오페라 공연 스틸컷 오는 22일에는 예울마루 자체 제작 기획 프로그램 ‘헬로!오페라’가 <신데렐라>로 관객들을 만난다. 명작 동화 ‘신데렐라’를 오페라로 만든 로시니의 오페라 ‘신데렐라’는 오페라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은 작품으로 꼽혀 쉽게 공연되지 않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헬로!오페라’ 특유의 재미와 흥겨운 에너지가 가미된 이번 공연은 코로나19로 지친 관객들에게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관람 연령은 8세 이상이며 티켓 가격은 전석 3만원이다. ▲ 광주시립발레단 백조의 호수 공연 스틸컷 29일에는 클래식 발레 3대 명작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 인형'의 주요 무대를 모두 감상할 수 있는 광주시립발레단의 <차이콥스키 발레 명작시리즈>가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한국 발레의 거장이라 불리는 최태지 예술감독과 광주시립발레단이 선사하는 이번 공연은 고전 발레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시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티켓 가격은 R석 5만원, S석 4만원, A석 3만원이며 관람연령은 만 24개월 이상이다. 자세한 내용은 예울마루 홈페이지(www.yeulmaru.org)와 전화문의(1544-7669)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하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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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우동식의 <시 읽어 주는 남자> 하선(下船) 이성배 밥은 묵었나 내사 요새 통 밥맛을 모르겄다 아이가 담배 하나 도그래도 담배 맛은 안변하니 쪼개이 더 살것제사람이 희안하제 바다 우에서는 그리도 바다가 실터마는 바다 내음 못 맡으니 답답해 미치겄다 그래 우짜노 요래 쪼그리고 썩은 갯냄이라도 맡아야지 한 세상 잠깐 인기라 열여덟에 첫 배 탔으니 벌써 오십년이 지났따 아이가그때가 좋았는기라 전부 손으로 해서 심은 들었찌마는 앞 바다만 나가도 맹태가 천지삐까린기라 한 배 잔뜩 풀어 놓으면 그기 다 돈이였제여편네 주고도 한 매칠 방석집 가서나들 궁디는 두드릴 수 있었다 아이가 그라다가 그 맹태 쪼차서 북양까지 안갔더냐 니 산만한 파도 못봤제 바다가 벌떡 일어나 산처럼 덮치는 기라 파도가 몸에 묻으몬 그대로 칼이 박히는기라물에 살갗이 찢어지는 기라 말도마라 죽을 고비 수없이 넘겨따 아이가 죽은 사람 쌔삤다 아이가 어이구 우째 그 일을 했는지 인자는 천만금 준다캐도 못할끼라 못난 서방 파도 우에 띄워놓고 간 졸이다 그기 병이 되가꼬 마누라 일찍 안갔나 자슥들 다 소용없는 기라 지 잘나서 큰 줄 알제 오데 애비 에미 고생 모른다카이 한 세상이 배 위 인기라 사는 기 파도 우에 미끄럼인기라 내는 고기를 쫓고 또 태풍은 나를 쪼차오고 죽을 똥 살 똥 오르락내리락 하다보니벌써 여기 아이가 참말로 잠깐이제 잠깐 인기라 이제 고마 내도 세상에서 내릴 때가 된기제항구가 바로 코 앞이제 담배 하나 더 도고 <詩詩한 이야기 >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순간....." 우동식(시인) 담배 한 개비를 물고 있는 경상도 한 사내가 보인다. 경상도 구수한 사투리로 담배 연기처럼 한 모금씩 풀어놓는 그 이야기보따리는 술술 풀리지만 그 내용과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그리고 그 옆에서 열심히 그 이야기를 받아 적고 있는 또 한 사람, 시인이 보인다. 눈을 지그시 감고 지난날이 오버랩 되면서 일생을 되돌아보는 화자의 독백을 그대로 필사 하듯 받아 적는다. 삶이 시가 되고 시가 삶이 되는 순간이다. 이 시를 보면 누구나 시인이며 누구나 시적인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멀리서 보면 뒤돌아보면 모두가 시요. 시적인 삶이고 또 삶은 곧 시문이다. 왜 시인은 ‘담배 하나 도’ 로 시작하여 ‘담배 하나 더 도고’로 시문을 매듭지었을까? 인생이라는 게 담배 한 개비 피우는 사이, 담배 한 개비의 연기가 사라지는 순간임을 암시하고 있다 ‘참말로 잠깐이제 잠깐 인기라’ ‘한 세상이 배 위 인기라 ’ ‘사는 기 파도 우에 미끄럼인기라’ “나 두야 간다 /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 보낼 거냐 / 나두야 가련다” -떠나가는 배 중략, 박용철박용철시인은 일제 강점기, 내일을 기약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그래도 미래지향적인 의지를 지니고 ‘나두야 가련다, 라고 인생을 배에 비유하고 있다. “칼로 물을 베니 물은 계속 흐르기만 하고, 술로 근심을 달래니, 근심은 더욱 깊어만 가네,인생어디 뜻대로 되는 게 있으랴, 훌훌 벗어던지고 홀몸 일엽편주에 맡겨보리라” 이백시인의 고백처럼 망망대해에 일엽편주(一葉片舟)로 떠 있는 배가 인생 일 뿐이다. ‘바다가 벌떡 일어나 산처럼 덮치는 기라/ 파도가 몸에 묻으몬 그대로 칼이 박히는기라/물에 살갗이 찢어지는 기라/ 말도마라 죽을 고비 수없이 넘겨따 아이가’ 세상이라는 거대한 바다에 인생의 배를 띄워놓고 일생을 항해 하다가 항구에 닿는 것이 하선(下船)의 순간이다. ‘이제 고마 내도 세상에서 내릴 때가 된기제 항구가 바로 코 앞이제 .헛되고 헛되니 헛되고 헛되도다 해 아래 수고한 모든 수고가 무슨 유익이 있는고 다 바람을 잡는 것 같다는 잠언 솔로몬의 고백이 들린다. 유안진의 ’바람의 아들 ‘이고 서정주의 나를 만드는 자화상의 ’팔 할이 바람‘일 뿐이다. 당신의 배는 어디쯤 항해 하고 있는가? 당신의 배는 안전 한가? 서로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