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08 (화)
링컨의 포용 리더십 – 사랑과 용서, 그 간절한 회복의 힘!
2024년 12월 3일 아집, 독선, 교만으로 점철된 어설픈 리더(?)의 해프닝은 늦은 밤 착한 백성들의 의분(義憤)을 봉기하기에 충분한 자극이었다. 4개월간 답이 없는 ‘찬반(贊反)의 터널’을 지나며 2025년 4월 4일 마침내 이 작은 반도에 또 하나의 ‘정의의 화원(花園)’이 만들어졌다. 그곳은 ‘나만의 독선적 이기주의’에 반기를 든 국민 정서가 이룬 승리의 場이다.
역시 헌법이라는 든든한 기둥은 국민의 냉엄한 철퇴와 정의의 횃불을 인정한 결과였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의 현실 또한 아픈 상처이기도 하다. 계엄선포부터 2025년 4월 4일 11시 22분 탄핵 인용까지 참으로 많은 시민들이 찬반으로 자신들의 주장과 국가관을 지키기 위해 애절한 투쟁을 해왔다. 어쩌면 분열된 국민 정서는 헌법을 지키자는 시민정신으로 무모한 억압의 사슬을 끊었다고 축배를 들기엔 너무 이른 감이다.
탄핵의 숨도 고르기 전에 곧 “대선”이라는 파고를 또 겪게 된다. 섣부른 위정자들의 계산된 복수와 대결에 시민들의 생존이 달린 귀중한 시간을 낭비할 순 없다. 과연 분열의 상처를 봉합할 지혜는 무엇인가? 노선이 다르더라도 우리 대한국민(大漢國民)을 위해 우리는 또 무엇을 희생할 각오가 있는가? 진정한 성찰의 시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160년 전 미국 16대 대통령인 에이브러햄 링컨은 미국 전역의 노예제 폐지와 완전한 하나의 연방 실현을 위해 전쟁을 결단했다. 두 개의 미국이냐 하나의 미국이냐의 기로에서 전쟁을 통한 통일된 미국 건설을 선택한 것이다. 그러나 전쟁의 결과는 참담했다. 찬반의 양분된 진영에서 벌어진 1만여 번의 교전에서 군인 60만여 명이 전사했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라는 위대한 이상을 실현하는 데는 숭고한 희생이 따른다는 것을 미국 국민들은 똑똑히 목도(目睹)하였다.
그러나 이보다 더 소중한 교훈은 참혹한 전쟁의 와중에서도 상대를 무조건 용서(容恕)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던 ‘링컨의 리더십’과 링컨 이후에도 이를 실천했던 ‘미국의 시민정신(citizenship)’이다.
국민 앞에서 자신과 국가의 잘못을 인식하고 용서를 구하는 것이 국민들의 평화와 화합을 이끌었던 그 유명한 게티스버그 연설이다.
명심보감(明心寶鑑)에도 “남을 꾸짖는 엄격한 마음을 책인지심(責人之心)이라 하고 반대로 자신의 잘못에 대하여 관대하게 용서하는 마음을 서기지심(恕己之心)이라 했다. ‘責人之心責己, 恕己之心恕人’ 남을 꾸짖는 마음으로 나를 꾸짖고, 나를 용서하는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면 어떨까?’
내가 하면 괜찮고 남이 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버리고 나에게 관대한 마음으로 남을 용서하고, 남을 꾸짖는 명확한 마음으로 나를 돌아보는 자세가 작금의 대한민국 분열의 상처를 봉합할 지혜이다.
자, 탄핵의 터널을 지나 새로운 설계를 해야 할 시기이다. 여야를 막론하고 마음속에 억압해 두었던 용서(容恕)를 발휘하여 비틀린 씨앗을 올곧게 심어야 한다. 국가의 회복을 위한 간절한 희망과 믿음을 가진 백성들에게 지도자의 진정성과 신뢰를 보여줘야 한다. 이는 평화와 화합의 길을 찾기 위한 중요한 지침이 되며, 내우외환 위기에 직면한 대한민국의 새로운 설계이기도 하다.
워싱턴DC에 있는 링컨 메모리얼에는 전쟁의 승리가 눈앞이던 1865년 4월에 링컨이 행했던 두 번째 취임식 연설문의 내용이 각인돼 있다. "With malice toward none with charity for all…: 누구에게도 악의를 품지 말고, 모두에게 자비심을 가지고.."라는 명언을 남겼다. 전쟁 이후 패자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포용을 통해 새로운 국가 건설에 함께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다.
정치는 곧 좋은 씨를 뿌리는 일이다. 여(與)든 야(野)든 국민이 용서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라는 것이다.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하는 자세로 정치인들이 국민들에게 매일 아침의 신선한 우유처럼 용서의 선물을 하는 것이 어떨까?
칼은 칼집에 있을 때가 안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다. 칼집에서 벗어난 칼은 서로에게 상처만 줄 뿐이다.
/곽동현 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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