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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1019 창작오페라 침묵 <바다에 핀 동백> 제작 현장

기사입력 2024.10.18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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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18~19일 오후7시30분 GS칼텍스대공연장 개막을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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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작오페라 침묵 <바다에 핀 동백> 포스터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비극 여순사건을 다룬 오페라 '침묵-바다에 핀 동백'(박영란 작곡, 탁계석/강해수 대본)이 오는 18일과 19일 사건 기념일에 맞추어 GS칼텍스 예울마루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작년 초연무대가 대성황을 이루었던 만큼 이번 재연에도 각계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80년이 다 되어가며 잊혀져가는 여순사건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기획된 공연이지만, 오페라라는 장르의 특성상 음악과 성악가들의 연주력은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박영란의 음악은 시대정신과 한을 담고 있는 한편 누구나 손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아름다운 선율과 국악과 양악의 조화를 꾀한 작법이 특징인데, 이 음악의 정수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성악진의 기용이 필수적이다.


    극을 홀로 이끌어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프리마돈나 '점례'(소프라노 윤한나), 고뇌에 찬 드라마틱한 표현과 고음을 보여주어야 하는 '칠성'(테너 이형석), 묵직한 저음과 복잡한 심경을 표현해야 하는 '점례 모'(메조소프라노 손소희/문주리), 이번 재연때 추가된 '점례 부/유가족'(베이스 국동현) 등 국내 정상급의 성악진 가운데서도 유독 이번 재연에서 눈에 뛰는 배역이 하나 있다. 바로 여순사건 당시 총과 일본도로 수많은 민간인을 잔혹하게 학살한 '김종원'을 모티브로 한 '장교'이다. 등장시간은 20분이 채 되지 않지만, 가장 임팩트있는 역할이다.


    공동 대본 집필자이자 이번 공연의 총감독을 맡은 강해수 여수심포니오케스트라 감독은 작년 초연때 장교역을 맡았던 바리톤 임봉석의 호연에 버금가는 성악가를 섭외하는 일에 큰 부담을 느꼈었다고 한다.

    "뛰어난 목소리와 연기력을 가진 성악가를 원했죠. 오래도록 고심했는데 역설적이게도 잔혹한 살인마 역을 발견한 곳은 바로 교회였습니다. 하나님이 캐스팅하신 것 같아요."

    강 감독은 출석하던 교회에서 바리톤 '김정훈'의 찬양을 듣고 호소력 있는 목소리에 감동하여 그를 전격적으로 장교 역에 기용하였다. 놀랍게도 김정훈은 성악을 전공한 적이 없으며, 타고난 좋은 목소리로 노래를 좋아하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처음엔 제가 기성 성악가들과 나란히 공연한다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꼈죠. 하지만 감독님께서 하나님이 인연을 주신 것 같다고 말씀하신 것과 여순사건을 알리자는 역사적인 사명감에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첫 연습에 김정훈이 나타났을 때, 연출가 유희문과 지휘자 조정현을 비롯, 성악진과 스텝들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마치 실존인물 김종원을 보는듯한 싱크로율과 좌중을 압도하는 강력한 대사와 연기, 힘있는 목소리까지. 

    "많은 국내외 정상급 가수들과 함께 작업했지만 김정훈의 기량은 그분들에 견주어 손색이 없습니다.″


    김정훈은 여수 출신 토박이이며, 심지어 여순사건 학살이 자행된 비극의 장소인 국민학교를 졸업했다. 11일 진행된 총연습은 여러 기자들과 각계 인사들이 참관하였는데, 김정훈의 냉혹한 연기와 목소리로 인해 모두가 극에 깊이 몰입하여 공포와 비통함이 섞인 감정에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기회가 더 주어진다면 여순사건을 더 널리 알리고, 성악가로서도 더 좋은 공연을 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배역에 깊숙히 몰입해 있다가 빠져나온 김정훈은 그저 소박하고 예의 바른 동네 삼촌 같았다. 김정훈이 들고 있는 소품 일본도가 마치 이번 재연의 성공의 칼자루를 쥐고 있는듯 보였다.

    10월 18일과 19일 양이틀간 GS칼텍스예울마루 대공연장에서 공연이 사뭇 기대된다.


    /강해수("바다에 핀 동백" 총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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